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선택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한가' 행진을 계속하면서 민주당의 통합신당파와 제3세력 신당파로부터 열띤 구애를 받고 있다. 게다가 그의 거취에 따라 대선판도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의 신당추진 추이를 지켜보며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그는 △9월 초 독자신당 창당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 참여 △제3신당 참여 등 세가지 '카드'를 놓고 고심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자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 등 현대가(現代家)는 대선출마가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참여안=민주당 본진이 추진중인 통합신당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 같다. 후보가 되면 단숨에 엄청난 지원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정치자금 문제도 쉽사리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19일 "정 의원이 독자적인 당을 만들어 대선을 치르려면 3천억원 정도의 선거자금이 필요하지만 민주당과 함께하면 3백억원이면 가능하다"며 "결국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금명간 정 의원을 만나 신당 참여를 적극 설득할 예정이며 정 의원은 참여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걸림돌은 후보선출방식이다. 노무현 후보는 국민경선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정 의원은 합의추대 형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이날 "국민경선을 통해 대선후보를 선출했는데 이를 다시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이 문제를 풀어주면 참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독자신당 추진=정 의원은 통합신당 참여가 무산될 경우에 대비,9월 초 독자신당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자신당은 종착역이 아니라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 또는 제3세력당과 연대하기 위한 '징검다리' 성격이 강하다. 정 의원의 한 핵심측근은 "정 의원이 독자신당을 먼저 창당한 뒤 박근혜,이인제 의원과 이한동 전 총리가 이에 가세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과 정 의원의 신당이 통합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3신당 참여안=정 의원은 이 전 총리 등이 백지신당 추진에 합의한 것과 관련,"당원들이 결정할 사안인데 당밖에서 얘기하는 것은 결례"라며 일단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정 의원이 제3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은 자신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