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지난 1971년 직원 1백여명의 단자사(한국투자금융)로 출발했다. 은행으로 전환한 것은 91년이다. 증권사와 은행의 갈림길 중에 은행을 선택해 나서긴 했지만 작은 후발은행이 대형 시중은행 틈바구니에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디어 상품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던 하나은행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한 차례 도약의 계기를 맞는다. 지난 98년 5개 은행 퇴출시 충청은행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했다. 99년에는 같은 후발은행인 보람은행을 흡수 합병하고 함께 딸려온 증권사도 자회사로 갖게 됐다. 2000년에는 방카슈랑스 및 자산운용을 위해 세계 유수의 보험그룹인 알리안츠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다음해에는 하나알리안츠 투신운용사를 신설했고 올해초에는 프랑스생명지분 50%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증권.보험.투신사 등을 거느리고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하나은행은 금융권의 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총자산 1백조원을 목표로 다시 규모 확장에 나섰다. 이에 따라 2000년과 2001년 한미은행과 제일은행 인수 협상에 나섰으나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3수 끝에 올해 비슷한 덩치의 서울은행을 인수합병함에 따라 은행권의 '빅3'로 자리잡는 발판을 마련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