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에 도착한 탈북자들은 두달전인 지난 6월부터 구체적인 탈북 계획을 짠 것으로 밝혀졌다. 해양경찰청은 19일 기자회견에서 탈북어선 선장 순용범(45)씨가 평안북도 선천군 수산기지에서 근무 중 지난 6월 이번에 타고 온 목선 '대두 8003호'(20t급)의 선장으로 승선하면서 구체적인 탈북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순씨는 목선에 비치된 중국산 17인치 흑백TV를 통해 남한의 풍요로운 모습을 보고 남한행을 결심하고 순씨 일가족 17명, 방기복(44)씨 가족 3명, 기관장 리경성(32)씨 등 21명의 탈북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리씨는 평안북도 동림군에 살고 있었고, 나머지 20명은 모두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6.25 당시 의용군으로 참전한 순씨 아버지 종석(70)씨 고향이 충남 논산이어서 남측에 삼촌들이 살고 있을 것이라는 점과 식량난 등으로 인해 생계유지가 어려웠던 점도 집단 탈북을 결심하는데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7일 오전 4시께 평북 선천군 홍건도 포구에서 출항, 백령도 근해 공해상을 경유해 항해하던 중 18일 오후 6시 20분께 우리측 해경 경비정에 발견돼 19일 오전 4시 인천 해경부두에 호송됐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