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궜던 '소리바다'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됐다. 일부에서는 법의 개입으로 네티즌들의 정보공유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네티즌들은 음악파일을 공유하는데 큰 불편을 겪지 있고 있다. 치열했던 소리바다 논쟁에 비춰 볼때 너무도 '평온한' 결말이다.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기도 하다. 소리바다에 가려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소리바다와 비슷한 개인간 파일공유(P2P) 서비스가 이미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소리바다를 못 쓰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윈맥스'(www.winmx.com) '당나귀'(www.edonkey.com) '사이냅'(www.synap.co.kr) 등이다. 이들 P2P 사이트는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검색사이트인 엠파스에 따르면 '윈맥스' 검색건수는 지난 7월부터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 8월 들어서 하루 2만건 이상으로 늘어났다.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선 아예 이런 P2P 서비스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며 소리바다 대용으로 이용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과거 소리바다를 이용했던 네티즌들도 게시판이나 e메일 등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들에 대한 정보를 나누며 다른 사이트로 다시 몰려들고 있다. 네티즌들의 PC에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소리바다를 대신해 새롭게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윈맥스의 경우 해외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한글지원 등의 편리한 사용환경과 빠른 속도 덕분에 국내 네티즌들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고 음반사들이 이들 모든 서비스에 대해 소리바다처럼 대응하기란 사실상 힘들다. 특히 윈맥스나 당나귀 등은 해외에서 운영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음반사들이 서비스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국제적인 저작권법 협약에 따라 단속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다. 그 사이에 또 다른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생겨날 것임은 분명하다. 인터넷 업계는 이런 맥락에서 소리바다 파문이 인터넷상 저작권 보호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끝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가 디지털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네티즌의 정보공유 활동을 막을 수 없다는 점 또한 분명해졌다. 또 P2P 사이트가 저작권 위반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P2P 기술 자체의 발전을 막는 장애요인이 돼서는 안된다는게 인터넷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P2P 기술은 디지털 가전을 비롯해 각종 인터넷서비스의 핵심요소로 이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와 P2P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것들이 소리바다 사태 후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