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hoi@kistec.or.kr 미국 예일대 의학자들이 '부부간 상호관계와 기대수명'을 조사한 결과 남편이 주도권을 잡은 전통적 부부가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반면 공처가와 강인한 부인이 결합한 경우 남자의 기대수명이 가장 짧으며,남녀 모두 강인할 경우 전통적 커플에 비해 부부 모두 상대적으로 일찍 죽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생활이 거듭될수록 부부간의 주도권 싸움은 격렬해진다. 초기에는 남편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부인이 주도권을 잡아가게 되는 것 같다. 대체로 주도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으로써 가정 파탄을 초래하게 되는 예가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이혼 건수는 1970년 1만1천6백건에서 지난해 13만5천건으로 10.6배 증가했다고 한다. 이혼 사유는 대부분 '부부간의 성격차이'.즉 서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데 있는 것이다. 가톨릭에서 부부관계 강화를 위해 펼치는 ME(Marriage Encounter)운동의 주창자 존 포웰 신부는 '왜 나를 말하기를 두려워하는가'를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해선 먼저 자신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은 다음 배우자의 얘기에 귀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재발견함으로써 행복을 되찾으라는 조언이다. 정신분석학자인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사랑의 말 한 마디는 화학이나 전기요법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심층적이며 지속적인 치료수단이 된다"고 얘기한다. 사랑의 말이야말로 생물체적 숙명이나 우연히 받은 악의에 찬 말에서 비롯되는 불행한 사태를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한다. 옛말에 '물음에 예의가 없거든 대답하지 말고,대답에 예의가 없거든 더 이상 묻지 말며,언쟁을 벌이려는 기색이거든 함께 의논하지 말라.반드시 도리에 따라 말을 한 후에야 상대하며 도리에 합당하지 않으면 피해야 한다.따라서 예가 공손하고 말이 온순하고 얼굴빛이 조용해진 후라야 함께 담론을 할 수 있는 것이다'라 하였다. 부부사이는 가까이 하기는 쉬우나 함부로 대하기는 어렵고,두렵게 하기는 쉬우나 위협을 가할 수 없는 관계로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