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수많은 인쇄 광고물이 걸린 지하철 전동차는 말 그대로 '광고 전쟁터'다. 주목도는 높은데 반해 워낙 광고물이 다양해 튀는 카피나 아이디어가 아니면 승객들의 시선을 잡기 어렵다. 그렇다면 지하철을 아예 통째로 빌리면 어떨까? 최근 지하철 전동차 1편성(8∼10량)의 안팎을 한 회사의 브랜드나 제품 광고로 도배하는 이른바 '애드 트레인'이 유행하고 있다. 다시 말해 광고 매체인 지하철 전동차를 통째로 전세내는 것이다. 일찍이 광고 효과를 간파한 인텔 JVC 등 외국 기업들에 이어 국내 기업들도 속속 '애드 트레인' 광고를 집행하기 시작했다. 제일기획 SP미디어사업팀 류재적 차장은 "승객의 70∼80%는 하루에 2,3회 전동차를 갈아타기 때문에 환승역이 많은 노선에 이런 광고 전략을 쓰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서울 지하철에 30여개 '전세 전동차'='애드 트레인'광고는 서울지하철공사나 도시철도공사로부터 광고영업권을 따낸 매체사들이 광고주를 상대로 판매한다. 노선에 따라 1∼10개 전동차가 편성돼 운행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3,6호선 각각 10개 전동차에 KT JVC 인텔 동양제과 LG패션 등 20여개 기업 광고가 걸려 있다. 1,2,5,7호선에는 1∼3개씩 '애드 트레인'이 편성돼 있다. 특히 주목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2호선 1개 전동차에도 이달 초 다양한 동물사진을 주제로 한 CJ몰 광고가 처음으로 걸렸다. 6호선 지하철 광고 매체사인 우주사의 이태수 부장은 "광고 효과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기업들의 광고 의뢰 문의도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월평균 광고비 2천만원=광고비는 한달에 보통 1천만∼3천만원선으로 노선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통상 계약기간이 길수록 광고비가 줄어드는 반면 2∼3개월짜리 단기 광고는 월 2천만원을 웃돌기도 한다. 일반 지하철 광고와 비슷한 수준으로 광고 단가를 책정한 6호선의 경우 1천만원 안팎,4호선은 1천8백만원 수준이다. 광고비와 함께 기업들이 고려해야 될 사항이 제작비. 신문이나 TV광고와 달리 전동차 내외부의 게재 위치에 따라 10여종씩 수백개의 인쇄물을 찍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광고계에선 제작비가 월 광고비에 육박하는 1천만∼2천만원이 소요된다고 밝힌다. 실제로 CJ몰은 광고물 제작에만 2천만원을 투입했다. ◆다른 매체 광고와 시너지가 중요=외국기업들이 여러 노선에서 6개월 이상의 장기 광고캠페인을 벌이는데 반해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프로모션 △브랜드 인지도 제고 △제품 광고 등에 '애드 트레인'을 이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기간도 3∼6개월이 보통이다. 동양제과는 지난 1년간 3호선 브랜드 열차에 자사의 각종 제품 광고를 실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의류업체인 써스데이 아일랜드도 이런 전략을 통해 주고객인 젊은층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지하철 광고가 주목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TV 신문 잡지 라디오 등 4대 매체와 함께 광고캠페인을 진행해야 더욱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