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의원 "병풍 쟁점화 요청" 발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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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21일 "지난 3월 한 관계자가 나에게 와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 검찰이 인지수사를 하기는 곤란하므로 대정부질문 같은 데서 문제를 삼아달라고 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를 근거로 정치공작 의혹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나서 병풍(兵風)을 둘러싼 대립각이 더욱 날카롭게 서게 됐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 특수1부에서 올 3월에 김모 전 병무청장의 인사청탁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 아들 병역 면제와 관련된 진술을 확보,수사를 결심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모 전 병무청장이 조사과정에서 지레 이 건(병역 면제 의혹)인줄 알고 불어버렸다"며 "특수부가 수사가치가 있다고 보고 병적기록표를 입수해 봤는데 엉망이어서 수사를 결심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나와 만난 관계자가 세 가지 정황을 가져왔는데 첫째는 병적기록표가 엉망이라는 것과 두번째는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것이고 셋째는 이 후보의 사위 최모 변호사가 (구속 중인) 김 전 청장을 면회한 뒤 입을 다물었다는 부분인데 세번째가 팩트(사실)와 달라 실제 대정부질문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박영관 부장이 직접 온 게 아니며 나를 만난 사람은 검찰이나 군 관계자는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누군지는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는 이날 저녁 긴급 주요당직자회의를 소집,민주당의 사과와 박영관 부장검사의 파면 및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또 법무부장관 해임건의안도 제출키로 했다.
서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면밀하게 공작을 주도했다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국민을 호도해온 사실이 드러났다"며 "공작을 주도한 민주당의 한화갑 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하며 검찰은 박영관 검사를 파면하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공작의 실체를 민주당 윗선에서 주도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세한 사항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22일 소속 국회의원 전원과 전 지구당 위원장이 연석회의를 가진 후 서울지검으로 항의 방문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국회 본회의장 농성도 검토키로 했다.
이재창·김동욱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