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고령화시대 마케팅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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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지난 1950∼60년대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들은 수가 많을 뿐 아니라 고령화에 대한 태도도 이전 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시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진국에서는 60세를 넘은 노인들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노인 인구는 계속 늘어나 2050년이면 3분의1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여전히 50세 이하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광고에 예산의 95%를 쏟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노인은 구두쇠'라는 오랜 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들은 다르다.
그들은 건강하고 부유한 계층이며 자유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미국의 경우 50세 이상 사람들이 금융자산의 75%를 보유하고 있으며,주택의 67%가 이들 소유다.
미국 증시의 67%에 해당하는 주식을 50세 이상 연령층이 가지고 있다.
노인들이 돈을 쓸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도 특징이다.
의학의 발달로 은퇴후 적어도 15∼20년의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유럽에서도 고령층의 소비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3배나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새롭게 출시된 자동차의 절반 가량을 노인들이 구입한다.
젊은이들의 소유물로 여겨졌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사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52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노인들은 광고업계의 관심 밖에 있었다.
기껏해야 노인 풍자만화를 이용하는 TV광고가 고작이었다.
TV를 시청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노인이며,이들은 다른 연령층보다 TV시청 시간이 30∼40% 더 길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최근 들어서야 기업들은 마케팅을 위해 노인 연구에 나서고 있다.
시행착오가 발생하는 것도 당연하다.
유아 식품으로 유명한 거버는 치아나 위장에 문제 있는 노인들이 자사 제품을 많이 구입한다는 것을 알고 '노령자(Senior Citizen)'란 상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인들은 '노인용' 식품을 들고 계산대로 가기를 꺼려해 결국 이 제품은 실패했다.
노인들에게는 활기찬 생활방식을 소개해 주는 광고가 대체로 성공을 거둔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모습보다는 손자들과 자전거를 타는 역동적인 노인의 모습이 더욱 효과적이다.
랑콤화장품은 비교적 나이가 든 42세의 이사벨라 로셀리니를 광고에 등장시켜 50세 이상 여자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지난해 로레알화장품은 57세 여배우인 카트린 드뇌브를 광고에 출연시켜 머리결 보호제품을 선보였다.
일본 NTT도코모는 '쉽게-쉽게'라는 모델명으로 지난해 9월 노인을 위한 휴대폰을 출시,2개월 만에 20만대를 판매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자판이 크고 숫자를 읽기 쉬워 큰 인기를 끈 것이다.
3년전 프랑스의 파리공영운송(RATP)은 안내지도를 바꿔달라는 노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간단하고 읽기 쉬운 지하철 지도를 제작,배포했다.
이 지도는 인기가 좋아 기존 지도를 대체했다.
기업들의 이같은 노력은 아직까지 드문 경우에 속한다.
기업들은 노인들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상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정리=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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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8월10일자)에 실린 'Over 60 and overlooked'란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