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1주제 : '포항공대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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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는 산.학.연 협력체제를 바탕으로 지난 15년 동안 '국제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자리잡기 위해 나름대로 힘써왔다.
교수 1인당 학생수, 학생 1인당 장학금 규모 등 지표로는 국내 최고 수준에 올랐다.
그러나 질적인 측면에선 아직도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포항공대의 오늘을 있게 해준 포스코쪽 사정이 우선 만만치 않다.
민영화 이후에도 포스코가 지난날처럼 계속해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한마디로 의문이다.
외부환경도 나빠지고 있다.
두뇌한국21(BK21)사업 이후 우수한 교수와 학생을 유치하기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지금까지 쌓아올린 실적이 무너져 버릴지도 모를 상황이다.
이제 포항공대도 변신하지 않으면 안될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 포스코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기발전계획에 따라 포항공대가 매년 평균 투자해야 할 돈은 1천4백30억원.
지난해의 수입과 비슷한 규모의 돈을 조달하려면 발상의 전환과 재원의 다양화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도 기업체에 '고급 기술'을 넘겨주면서 로열티를 받는 선순환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직무발명제도를 활성화, 연구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99년부터 운영 중인 기술이전센터의 강화도 시급하다.
포스코에 대한 재정의존도를 중장기적으로 낮추는게 바람직하다.
건학이념이나 지리적 위치를 감안할 때 포스코에 실질적인 연구성과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공대의 도움으로 포스코의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문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현재 1백17억원에 불과한 대학발전기금을 늘려야 한다.
◆ 최고의 연구집단으로 거듭나라 =포항공대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나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처럼 세계 일류공대가 되기 위해선 최고의 연구집단을 육성해야 한다.
우수한 교수진의 확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물론 적절한 인센티브도 뒤따라야 한다.
포항공대의 앞날을 책임질 젊은인재 발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바이오에 승부를 걸라 =소규모대학의 장점을 살리려면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이같은 측면에서 바이오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바이오가 포항공대의 '성장엔진'이 되어야 할 이유는 많다.
우선 생명과학과는 자타가 공인하는 포항공대의 간판학과다.
대학원의 분자생명과학부는 교육부의 BK21 사업에서 생명공학분야 1위로 선정됐다.
인프라도 양호하다.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방사광 가속기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갖추고 있다.
내년 봄이면 국내 최대 규모의 생명공학연구센터가 완공된다.
더구나 나노종합팹(Fab)센터 유치에서 패배한 만큼 바이오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 CEO형 총장을 영입하라 =정성기 전 총장의 후임자를 아직까지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재단측은 외국인을 스카우트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유능한 신임 총장을 선임해야 한다.
학자로서의 명성과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최고경영자에 걸맞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총장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소한 8년은 재임해야 소신있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수나 경영마인드를 갖춘 직원을 대학행정 전문가로 키우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특별취재팀 strong-kor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