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 '6.3% 성장' 내역을 들여다보면 성장의 중심축이 내수에서 수출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년부터 성장을 견인해온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증가세는 둔화된데 반해 성장률을 갉아먹던 수출은 크게 호전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수 일변도인 '외끌이' 성장에서 수출과 내수가 고루 기여하는 '쌍끌이' 성장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하반기 경기도 수출이 미국발(發) 경제불안, 국제 유가 상승 등 외부 악재에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은행은 7,8월 수출 호조에 비춰 3.4분기 역시 고성장이 예상되며 연간 6%대의 성장도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 내수에서 수출로 월드컵 특수가 기대됐던 내수(민간소비) 증가율은 7.7%로 전분기(8.4%)보다 낮아졌다. 온 국민이 월드컵에 몰입, 오히려 과열 기미를 보이던 내수경기를 진정시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건설투자 증가율도 전분기 10.1%에서 4.1%로 크게 둔화됐다. 반면 수출(물량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어났다. 1.4분기에는 1.8% 증가에 그쳤었다. 특히 반도체 통신기기 산업용기계 등 제조업이 수출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최종 수요에 대한 내수의 성장기여율은 전분기 87.0%에서 49.9%로 낮아진 대신 수출의 기여율은 13.0%에서 50.1%로 크게 높아졌다. 내수와 수출이 성장에 절반씩 기여한 셈이다. 최춘신 한은 국민소득통계팀장은 "올해 초까지 서비스업이 성장을 이끌었으나 이제 제조업이 그 자리를 물려받아 경제가 균형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설비투자는 미흡 2.4분기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전분기(3.2%)에 비해선 증가율이 두 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미흡한 구석이 많다는 분석이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높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0.2% 증가에 그쳤다"며 "설비투자 회복세가 아직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2년간 설비투자가 부진한 데다 기업 자금사정이 과거 어느 때보다 좋아 하반기에는 투자심리가 호전될 것으로 한은은 기대하고 있다. ◆ 올해 6%대 성장 가능 3.4분기에는 최소한 2.4분기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소비자들의 심리지표가 다소 악화됐지만 수출 증가율이 계속 20%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비교 대상인 지난해 3.4분기 성장률이 1.9%에 그쳐 '통계상 반등' 효과도 있다. 한은 일각에서 "3.4분기엔 7%를 넘길 수도 있다"며 콜금리 인상론을 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더라도 연간 성장률이 6%선은 넘을 것으로 한은은 예상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