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초점]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완료 후에도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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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자사주 취득 완료 이후 주가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 영향력이 막강한 삼성전자가 ‘자사주 불패신화’를 이으며 상승추세를 연장할지, 아니면 수급한계를 드러내며 반락할지에 따라 전체 시장의 추세전환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보통주 209만주, 우선주 327만주 등 모두 242만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보통주 6,897억원, 우선주 528억원 등 7,425억원에 달하는 규모.
이는 당초 삼성전자가 매입하기로 한 306만주, 1조원의 79.27%에 해당한다. 앞으로 보통주 56만주, 우선주 7만주만 매수하면 자사주 취득이 완료되는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주 취득 이래 일 평균 수준인 보통주 26만6,000주와 우선주 4만주를 각각 34만7,500원, 17만원에 사들였다. 이르면 이틀안에 자사주 취득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매입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4분기 실적 발표 이후 3/4분기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가 짙어진 상황에서 예상을 상회하는 규모의 자사주를 빠르게 취득함으로써 주가방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달 초 장중 30만원선이 붕괴되기도 했으나 이날에는 35만원선을 넘보고 있다. 자사주 취득 이전인 지난 5일 30만9,000원을 기준으로 13% 이상 급등한 것.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분석팀장은 “국내외 증시 여건이 호전된 가운데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매수하면서 시장 전체가 하락추세대를 이탈할 정도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시장관계자들은 그러나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 완료 이후 주가 추이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수급 모멘텀이 사라짐에 따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과 상승추세를 연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뉜다.
다만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투자심리와 수급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급등과 재료 소진에 따른 단기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반도체 현물 가격 약세에도 불구하고 DDR D램을 중심으로 고정거래가격을 인상한 데다 계절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3/4분기 실적 우려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것. 또 달러/원 환율이 급락세를 멈춘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PC와 IT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어 일시적인 계절적인 기대감을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다. 목요일 뉴욕증시에서는 슈로더살로먼스바니(SSSB)가 올해 반도체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0.5%로 대폭 하향조정하며 반도체주가를 끌어내렸다.
대우증권 정창원 팀장은 “삼성전자가 최근 급등하기는 했지만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3/4분기 실적우려 완화와 D램 가격 반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며 “4/4분기 계절적 기대감을 감안할 때 자사주 매입 완료 이후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이후 일시적인 수급 공백에 따른 수급공백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조정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결국 D램 가격과 IT경기 회복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