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의 병역비리의혹 수사를 놓고 사활을 건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 양당은 23일 국회 법사위에서 치열한 원내공방전을 벌인데 이어 원외에서도 감정싸움을 계속했다. ◆장외격돌=한나라당은 이날 당 소속의원들과 지구당위원장들이 대거 청와대를 방문,항의집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와 박지원 청와대비서실장 해임 등 7개 항의 공개질의서를 낭독하고 답변을 요구했다. 서청원 대표는 "청와대가 정치공작을 부인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짓"이라며 연일 청와대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국상황비상대책반 회의를 갖고 '병역비리 근절 천만인 서명운동'을 계속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또 전날 검찰청사 앞에서 열린 한나라당 집회를 '집회 및 시위관련법'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병역비리 등 헌법이 부여한 의무를 일탈하는 특권행태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가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공방=김정길 법무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난항을 겪었다. 양당 의원들은 하루종일 의사진행 발언 공방만 벌여 정부측 보고 조차 제대로 이뤄 지지 못했다. 민주당 이상수 의원은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법규정에도 없는 문서검증을 강행하려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가 관련서류 제출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문서검증은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김동욱·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