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3일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함에따라 해임안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간 일전이 불가피해졌다. 한나라당은 김 장관 해임여부가 병풍차단은 물론 대선정국 주도권 향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인 반면 민주당은 의사당점거 등 실력저지도 불사할 태세다. 이와 관련,박관용 국회의장은 "국회법 정신에 따라 28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해임안 제출을 보고할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박 의장의 단독국회 사회 여부가 해임안 처리에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국회법상 해임건의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이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폐기된다. ◆한나라당=김 장관 해임안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정치쟁점화 유도'발언파문 속에서도 의혹의 한복판에 있는 박영관 특수1부장을 유임시킨 '장본인'이 김 법무장관이라는 판단에서다. 물론 청와대→김 법무장관→박 부장→김대업씨로 이어지는 커넥션의 연결고리를 끊어 병풍으로 빼앗겼던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한나라당은 해임건의안에서 "김 장관이 법무장관에 취임하자 곧바로 전과 7범인 김대업씨와 정치검사가 맞장구를 치며 음해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출국 금지령을 내렸으며 '다수의 횡포'라는 여론의 역풍에 대비,대국민 홍보전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장관해임안 가결에 필요한 국회 재적의원(2백72석)의 과반 의석(1백39석)을 확보하고 있다. ◆민주당=이날 '이회창 후보 관련 5대 의혹 특위'를 열어 한나라당의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에 대해 "병역비리를 덮기 위한 위험하고 무책임한 도박"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균환 총무는 "한나라당이 수의 우세로 해임한 단독 처리를 시도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며 "실력저지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의정단상 점거 등의 극단적인 저지방안도 심각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자민련과 무소속,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을 상대로 적극 설득작업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재창·김병일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