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최근 중국과 빚고 있는 갈등으로 인해다음달 29일로 예정된 중-일 수교 30주년 기념식을 조촐하게 치른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한 외교관은 23일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이번 기념일에 양국 민간분야의 우호증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교관은 "현재 중국과 일본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중-일 관계를 너무 성대하게 부각하는 것이 그렇게 현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기념식 행사의 구체적 내용은 요리코 가와구치(川口順子) 일본 외무상이 다음달 중국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위층이 빠진 가운데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일본 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 외에는 주요 행사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 외교 소식통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수교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당초 이번 30주년 기념식에 일본 황실 인사들까지 초청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 양국 간에 갈등이 빚어지자 초청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중국과 일본 양국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와 일본 교과서문제 등 제2차 세계대전 잔재 청산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또 일본이 미국과 맺고 있는 안보지침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반덤핑 법률 문제 등을 놓고서도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중국 선양(瀋陽)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처리 문제를 놓고서도 양국은 논쟁을 벌이는 등 협력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