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 심한 배신감" .. 홍업씨 2차 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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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는 23일 2차 공판에서 "부친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주변 관리를 잘하라고 당부하셨는데 내 잘못으로 현 정부가 국민에게 부패한 모습으로 비쳐지게 된데 책임을 통감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서울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김상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홍업씨는 자신의 참담한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홍업씨는 "부친 당선 후 내 처신이 부친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사람들과의 만남도 극도로 자제하고 김성환씨 등 오랜 친구들 하고만 자주 어울렸다"며 "그러나 친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받았을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친구로서 존중했던 김성환씨가 검찰 조사 등에서 자기 스스로를 나의 '집사'나 '시종' 등으로 지칭했다는 얘기를 듣고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며 "만약 친구들이 거액의 돈거래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다시는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매일 술을 마셨고 한달 술값으로 1억원이 들었다'는 김성환씨의 법정 진술에 대해 홍업씨는 "술은 한달에 3∼4번 정도 마셨고,대통령의 아들이라 경호원이 따라다녔기 때문에 오래 있을 수 없어 저녁 11시를 전후해 먼저 술자리를 나오기 일쑤였다"며 반박했다.
홍업씨는 "이유가 무엇이 됐든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것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내 잘못에 대해 변명할 생각은 없고,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