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0:00
수정2006.04.02 20:01
언더그라운드 웹(Underground Web)이 번창하고 있다.
카지노 포르노숍 불법약국 등이 즐비해 범죄가 만연하고 뒤틀린 욕망들로 가득찬 가상의 거리다.
라스베이거스의 환락가와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도 '클릭 한 번의 거리'로 다가온다.
인터넷은 44초마다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만큼 도박 테러 아동포르노 마약 등 각종 불법행위의 온상이 되고 있다.
테러범들은 이들 거리에서 9·11테러를 모의하기도 한다.
FBI의 로널드 딕 국가 기간시설 보호센터장은 "사이버공격으로 인해 긴급구조(911)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는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들 거리에서 이뤄지는 블랙마켓 규모만 올해 3백6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번창하는 언드그라운 웹=폐해가 가장 심한 것 중 하나가 도박이다.
중독성 때문에 더욱 그렇다.
동네 술집의 비디오 포커판에서 수천달러를 잃은 뒤 마음을 고쳐먹기 위해 이사까지 한 주부 데비 베티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집과 직장에서 인터넷 카지노를 전전하다 5만달러를 날려 결국 자살에까지 이른 것.올 한해만 1천5백여개 온라인 카지노에 41억달러가 흘러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0년(6백50개,22억달러)의 2배 수준이다.
미국에서 법으로 허용하는 도박시장의 5%에 해당한다.
문제는 온라인 카지노 대부분이 영국 호주 코스타리카 등지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데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과 달리 인터넷 도박을 불법으로 규제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야후 MSN 등 인터넷 간판 사이트도 온라인 카지노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온라인 카지노가 웹사이트 광고의 5번째 큰 손으로 떠올랐기 때문.금융기관들이 인터넷 도박자금 결제를 용인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불법 약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언더그라운드 웹의 그늘 중 하나다.
DNP라는 화학재료를 인터넷을 통해 구입 복용한 뒤 22세의 나이에 사망한 보디빌더 에릭 페린.DNP는 신경시스템 마비 등의 이유로 산업용으로만 판매가 허용되고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살을 빼고 근육을 단련시키는 약으로 통한다.
인터넷에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비아그라는 물론 마약성분이 강한 진통제 등을 다량으로 구할 수 있다.
미 제약협회는 환자가 원하는 대로 약을 보내주는 인터넷약국이 99년 30개에서 4백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아동 포르노도 언드그라운 웹의 큰 축을 형성한다.
수천개의 아동 포르노 사이트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에 접수된 이들 사이트에 대한 불만 건수는 98년 3천2백67건에서 지난해엔 2만1천6백11건으로 급증했다.
◆대책은=정부는 물론 의회 시민 모두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온라인 도박과 불법 약 판매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가 문제다.
불법 물품 판매자는 물론 구매자도 엄격한 처벌을 받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도 필요하다.
지난 7월 하원이 승인한 사이버보안 강화법안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 생명을 위태롭게 한 사이버공격에 대해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현재 10년 구금이 최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