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나 할인점에 멀티플렉스 영상관, 패밀리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 등을 입점시키는 '매장 복합화'를 놓고 롯데와 비(非)롯데간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복합화에 필요한 사업영역을 대부분 거느린 롯데에 맞서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애경백화점 까르푸 등 경쟁업체들은 국내 최대 극장체인사업자인 CGV 등 비롯데 회사들과 연대하고 있다. 쇼핑공간에 각종 오락.편의시설을 함께 들여 놓는 '매장 복합화'는 소비 리더로 떠오른 10~30대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 자사 매장을 '지역 생활거점'으로 키우려는 경쟁도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복합화'를 부추기고 있다. ◆ 롯데, '모두 한다' =매장 복합화에 가장 유리한 사업환경을 갖춘 회사는 롯데그룹. 백화점 할인점 영화관 사업을 모두 하는 롯데쇼핑이 있고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와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3년 전 롯데쇼핑 내 사업본부로 출범한 롯데시네마는 부산점 울산점 대전점 일산점 등 롯데백화점 7개 점포에 모두 53개관의 영상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음달 3일 새로 문을 여는 노원점(옛 미도파 상계점)을 리뉴얼해 7개 영상관을 입점시키고 대구점(2003년)과 전주점.미아리점(2004년)에도 총 26개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롯데는 할인점 롯데마트에는 패스트푸드점을 중점적으로 입점시켰다. 현재 롯데마트 29개점 가운데 27개점에 롯데리아가 들어서 있다. 지난 5월 인수한 TGIF를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에 입점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은 가능하면 모두 영위한다는 그룹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비롯데, '여럿이 함께' =현대백화점 신세계 이마트 등 비롯데 유통업체들은 영상관 도입을 위해 제일제당 계열 CGV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외식분야에서는 롯데와 경쟁하는 업체들을 끌어들여 '연합군'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30일이나 다음달 6일 오픈할 예정인 서울 목동점에 처음으로 CGV 7개관을 유치했다. 패스트푸드점 피자헛.KFC.버거킹과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문구점, 캐릭터매장 등도 입점시켰다. 주변 아파트촌의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문화생활(Culteral Living)' 백화점이란 컨셉트에 맞추기 위해서다. 애경백화점은 서울 구로점의 스포츠동을 전면 리뉴얼해 올 초 3∼9층에 CGV 극장 10개관과 캐릭터몰을 입점시켰다. 젊은 고객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지난해보다 10∼15%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애경은 내년 2월 문을 여는 수원역사점에도 CGV 8개관을 오픈한다. 할인점업계에서는 신세계 이마트와 까르푸가 외식업체나 멀티플렉스와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 47개 매장을 둔 이마트는 매장 고급화 방침에 따라 26개 점포 내에 있던 패밀리레스토랑(스카이락) 운영권을 제일제당 계열의 푸드빌에 넘겼다. 또 2006년 백화점 할인점 쇼핑몰 등이 함께 들어설 용인 죽전역사에는 CGV 극장을 들일 계획이다. 까르푸도 할인점으로는 유일하게 인천점 야탑점 서면점 등 5개 매장에 CGV를 입점시켰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