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5·테일러메이드)의 뒷심이 빛난 '역전 드라마'였다. 전날까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3위를 달리던 박세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커츠타운의 버클레이CC(파72)에서 열린 베시킹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인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당초 우승경쟁이 예상됐던 캐리 웹(28·호주)도 3언더파 69타를 치며 선전했으나 박세리를 위협하는 수준은 되지 못했다. 박세리는 첫홀을 버디로 장식했지만 2,3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그러나 5번홀(파5) 4.5m 거리에서 회심의 칩샷 이글을 뽑아낸 이후 본격적인 버디 사냥에 나서 13번홀까지 4개의 버디를 추가하며 1타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박세리 뒤에서 플레이하던 무명의 안젤라 스탠포드(25·미국)는 13번홀까지 5개의 버디를 노획하며 뒤쫓아왔으나 14번홀에서 세컨드샷이 오른쪽 벙커에 빠지며 '3온2퍼트' 보기를 기록,뒤처지기 시작했다. 찬스를 잡은 박세리는 15번홀에서 그림 같은 7m짜리 롱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데 이어 남은 3개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특히 18번홀(파5)에서는 2백1야드를 남기고 친 세컨드샷이 홀을 지난 1m 지점에 멈췄으나 이글 퍼트를 놓쳐 아쉽게 코스레코드 경신에 실패했다. 박세리는 합계 21언더파 2백67타로 지난 96년 애니카 소렌스탐(32·스웨덴)이 수립한 대회 최소타(18언더파) 기록을 3타 경신했다. 박세리는 경기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남은 6∼7개 대회에서 2승 이상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