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지오마케팅.기업의 각종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입체 그림지도를 만드는 회사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듯 예쁘게 그려진 지도를 보면 소인국에 온 느낌이 든다. 지오마케팅은 전국 대부분의 도시와 관광지를 담은 입체지도를 만들어 콘텐츠로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김은영 대표는 지도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도가 그려진 핸드백과 손지갑을 들고 다닌다. 지도를 남편보다 사랑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지도에 브랜드도 붙였다. 비틀맵(beetlemap)이다. 딱정벌레처럼 귀엽고 아기자기한 지도란 뜻이다. 김 대표가 지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순전히 그의 여행중독 때문이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배낭 하나와 지도를 들고 해외로 돌아다녔다. 해외여행의 필수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지도였고 그는 지도를 항상 가까이 했다. 유럽 배낭여행 때다. 그는 맥도날드가 자신들의 점포 위치를 나타낸 예쁜 그림 지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의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그는 입체 그림 지도에 빠졌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여기저기서 직장생활을 했다. 하이네켄 맥주에 입사해서는 3년 만에 영업이사 자리를 차지한 만큼 마케팅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벽은 두꺼웠다. 인사동 이태원 등의 지도를 만들었지만 기업들이 외면했다. 그는 여기서 굴하지 않았다. 어차피 예상했던 거였다. 그는 지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입체지도 그림만큼 좋은게 없다고 말이다. 대고객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이 먼저 반응을 보였다. 입체그림 지도에 자사의 서비스 센터나 지점 등을 표시하면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 때도 지오마케팅의 입체그림 지도가 인기를 끌었다. 월드컵 개최도시마다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지도를 지오마케팅에 의뢰했다. 외국인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입체 그림지도를 보고 경기장을 쉽게 찾아올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새로운 사업을 준비중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만든 지도에다 여행정보를 더한 잡지다. 김 대표의 지도사랑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 끝 > < mk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