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집값] (上) 어설픈 경기부양책이 투기과열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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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지역을 진원지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아파트 값 급등은 정부의 정책실패 탓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997년말 외환위기 발생 이후 경기부양으로 선회한 정부의 주택시장정책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98년 1월 아파트 소형평형 의무비율제를 폐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택시장 부양에 나섰다.
그해 10월에는 아파트 분양가를 자율화했고 99년에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허용하고 재당첨 기간제한도 폐지했다.
2000년에는 리모델링 자금을 임대사업자 등에게 저리로 빌려줬고 지난해에는 25.7평 이하 신규주택을 구입할 때 내야 하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해줬다.
정부가 주택부양책을 썼던 99년과 2000년은 외환위기에서 벗어나 경기가 급상승하던 때였다.
국내총생산(GDP)은 99년 10.9% 늘었고 2000년에는 8.8% 증가했다.
정부는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97년에 비해 안정돼 있다는 이유로 부양책을 계속 유지했다.
최근의 부동산 가격 급등은 이같은 정부의 부동산 부양대책과 투자처를 찾지 못한 풍부한 유동자금, 주식시장 침체 등이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분양권 전매 제한, 1가구2주택 비과세기간 단축, 아파트 재건축 요건강화, 투기혐의 자금 출처조사 등 뒤늦은 안정대책을 내놨지만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