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정보통신 불법매매사건은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대주주 지분변동에 관여했던 사람들을 통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이번 사건의 중심인물은 대주주였던 임천무씨의 인척인 정모씨.정씨는 사건 직전에 델타정보통신 주식을 대량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인수자금을 만드는데 도움을 줬다는 쌍용디지탈 조성인 사장은 26일 "평소 알고 지내던 정씨가 델타정보통신 주식 매입자금으로 45억원을 꿔달라고 해 25억원을 빌릴 수 있도록 주선해 줬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으며 인수의사도 없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정씨가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 지난 22일 지분 인수대금을 모두 갚았으며 채권자들에게도 빌린 금액의 일부를 갚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임천무씨 인척관계인 정씨가 델타정보통신 지분을 사건 발생 직전에 대량으로 인수했다는 것.이 인수물량의 장부상 주인은 임천무씨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임천무씨의 지분율은 지난 2일 28.6%였다가 정씨가 지분인수대금을 모두 갚았다는 22일 36.8%로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정씨가 임천무씨와 함께 대주주 지분을 인수했다가 털어낼 방법이 없자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게 아니냐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사고 발생 직전까지 대주주였던 임천무씨가 지분 매도계약을 맺었다는 장경묵씨의 존재가 불분명하다. 또 대우증권의 내부공모자까지 끌어들일 만큼 치밀한 준비를 했으면서도 곧 들통날 계좌도용이라는 무모한 방식을 사용한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