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IT(정보기술).전자회사의 입지를 굳힌 삼성전자는 이제 세계 전자산업을 주도하는 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내걸고 달리기 시작했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일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고 표준을 만드는 리딩컴퍼니가 되겠다는 비전이다. 지난 4월19일 이건희 회장 주재로 열린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는 2010년까지 IT전자분야 세계 3대 제조회사로서 디지털컨버전스(융합) 혁명을 통해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 가는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천명했다. 디지털컨버전스는 각 분야의 기술과 제품을 융합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앞선 제품을 내놓는 것. 이를 통해 시장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이다. 먼저 휴대단말기, 통신시스템, 네트워크 사업 등의 정보통신 분야를 모바일네트워크사업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디지털TV, 디지털비디오, 광기기, 컴퓨터 등의 디지털미디어사업과 인터넷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생활가전 분야를 블루투스 등 통신분야 기술 및 운용소프트웨어 기술과 융.복합화해 홈네트워크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또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 TFT-LCD PDP 유기EL 등 디스플레이 기반 기술과 사업역량이 축적된 프린터 등 프린팅사업 등을 결합, 오피스네트워크 사업분야에서도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정보통신 반도체 디지털미디어의 3대 사업이 각각 30% 내외의 매출 비중으로 황금분할을 이루고 있어 디지털컨버전스를 추진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생활가전을 포함한 4대 사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제품들을 다수 생산하고 있다. 메모리에서는 절대 강자의 지위를 확보했다. 정보통신 분야도 CDMA방식 휴대폰 1위를 발판으로 지난해 세계 4위에서 올해 3위로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디지털TV DVD 디지털셋톱박스 PDA타입정보단말기 홈시어터 등 디지털기술을 융합한 유망 신상품들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삼성전자는 경영을 글로벌화하는 데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해외법인에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 58개 해외법인의 업무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경영 효율을 높일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삼성은 전세계 해외법인의 경영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 본사와 해외법인의 회계는 미국의 일반회계기준(GAAP)에 따르도록 통일시켜가고 있으며 인력의 선발과 육성도 글로벌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더해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 활동의 결과 3년간 12조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안정된 재무구조를 갖췄다. 그리고 1천2백명의 박사를 포함한 맨파워와 조직력 등으로 미래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