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을 주선하는 주간사 증권회사 관점에서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해답은 등록 승인이 가능한 회사일 것이다. 그렇다면 등록 승인이 무난하다는 조건하에서는 어떤 점에 우선순위를 둘까. 이에 대한 답은 시장조성 가능성이 낮은 회사를 가장 선호할 것이다. 코스닥심사를 통과한 후 주간사 증권사의 가장 큰 역할은 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을 총액인수하여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큰 리스크 두가지가 따라 붙는다. 하나는 총액인수한 주식이 청약 미달될 리스크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조성' 리스크이다. 코스닥 공모시 청약이 미달된 사례는 2001년 이후 찾아볼 수 없다. 금년 반기 평균청약경쟁률이 3백45대 1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에 주간사의 리스크는 현실적으로 시장조성 리스크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시장조성이란 코스닥 등록 후 1개월간 주가를 공모가격의 90% 이상으로 유지시키도록 주간사 증권사에 부여된 의무를 말한다. 주가가 공모가의 90% 이하로 하락할 우려가 있을 경우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공모했던 주식 1백%를 매입해야 된다. 주간사 증권사 입장에서는 큰 자금부담을 안게 된다. 매입한 주식의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경우 막대한 손실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성 가능성은 회사가 속한 '업종'과 '유통주식수'를 보고 가늠해 볼 수 있다. 업종별로 보면 IT(정보기술) 벤처기업 보다는 전통업종 일수록 시장조성 가능성이 높은 경향이 있었다. 주식시장에서 인기가 덜한 업종에 속한 회사라면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가 필요하다. 투자자의 관심을 유발하지 못한다면 시장조성을 의식한 주간사 증권사의 보수적인 공모가 산정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통가능 주식수가 적으면 주가는 좋게 마련이다. 특히 등록후 1개월간의 주가는 등록직후 처분의사가 있는 주식수에 좌우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일단 유통가능주식수가 적으면 시장조성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코스닥등록시 공모는 30%를 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등록시점에서 총발행주식은 기존주식(전체 주식의 70%에 해당)과 공모주식(전체 주식의 30%에 해당)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존주식 중에는 최대주주(특수관계자 포함) 또는 창업투자회사가 보유한 주식 등 등록 후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보호예수 되는 주식 이외의 일부 주식이 유통가능 주식이 된다. 공모주식 중에는 매도금지확약을 한 기관투자가(고수익 펀드 포함)와 우리사주조합원이 청약한 주식 이외의 주식이 유통가능주식이 된다. 만약 기존주식(공모전주식) 전체가 최대주주의 주식이고, 공모주식에 참여한 기관투자가의 대부분이 1개월이상 매도금지확약을 했다고 한다면 등록후 1개월간에 유통가능한 주식수는 매우 적을 것이다. 이렇게 유통주식수가 적은 회사의 경우엔 업종이 동일하다는 조건아래 주간사 증권사가 가장 선호하는 회사일 것이다. 반대로 업종도 안좋고 유통가능주식수도 많다면 최악의 경우이다. 보호예수 의무가 없는 주주의 자발적 보호예수를 유도하여 유통가능주식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기존주주의 회사에 대한 확신은 시장의 신뢰를 증가시키고, 주간사 증권사와의 공모가 협상에도 유리해 질 수 있다. 올해 8월부터 적용된 개정 인수업무 규정으로 주간사 증권사는 공모가 결정에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가지게 됐다. 시장조성 가능성이 높은 회사는 과거에 공모가를 조금 손해보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개정규정이 정착된다면 앞으론 아예 시장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 (02)3775-1012 박성호 < 공인회계사.S-IPO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