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서 찾는 지혜] 시인과 가을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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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穗寒燈獨夜心,
일수한등독야심
西風吹葉冷森森.
서풍취엽냉삼삼
秋蟲似解詩人意,
추충사해시인의
凉月虛窓伴苦吟.
양월허창반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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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하나 밝혀놓고 홀로 지새는 이 밤/가을바람에 잎새 지고 서늘한 기운이 감도네/가을벌레가 시인의 마음을 헤아렸음일까/달빛 비치는 창 가에서 시 읊조리는 이의 짝이 되어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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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엽의 시인 박문규(朴文逵)가 읊은 '홀로 지새는 밤(獨夜)'이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창밖에 가을벌레 우는 소리가 들린다.
논에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는 무렵이 되면 사람들의 마음도 차분해진다.
당나라의 이백(李百)은 "고개 들어 산마루의 달을 바라보고 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擧頭望山月,低頭思故鄕)고 읊기도 했다.
가을벌레가 시인의 마음을 헤아려 함께 읊조린다는 표현이 한결 시정을 돋운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