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2시.개인 사업자인 정용운씨(43)는 지방에 출장간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지방 거래처에서 좋은 물건이 나왔는데 자금만 있으면 바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씨는 컴퓨터 앞으로 가서 거래 은행의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이용,몇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1천만원을 보냈다. 같은날 밤 8시.지방에 사는 주부 김은정씨(42)씨에게 전화가 왔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이 급하다며 30만원을 부쳐달라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서둘러 인터넷뱅킹으로 아들의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김씨는 얼마전 남편으로부터 인터넷뱅킹 사용법을 배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뱅킹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24시간 내내 편리하게 일상적으로 필요로 하는 은행 서비스 대부분을 받을 수 있는데다 수수료도 싸기 때문이다. 또 예금 대출외에 신용카드 외환 세금등 대부분의 오프라인 은행업무를 볼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휴일에도 언제든지 계좌송금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터넷뱅킹 가입자는 지난 6월말현재 1천4백48만명에 달했다. 지난해말 1천1백31만명에 비해 28%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기업고객은 지난해말의 39만4천개에서 34.5% 늘어 53만개에 이르렀다. 서비스 이용건수도 1억3천1백24만건(6월기준)에 달한다. 6개월전보다 3.4% 증가했다. 특히 전체 서비스 이용 가운데 자금이체 서비스의 비중은 지난해 12월의 17.3%에서 지난 6월에는 20.1%로 늘어났다. 은행창구 ATM 텔레뱅킹 등을 포함한 금융서비스 채널별 이용율에 있어서도 인터넷뱅킹은 지난해까진 텔레뱅킹에 뒤졌으나 올들어서 역전됐다. 인터넷뱅킹 이용이 이처럼 급속히 확산되자 시중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서비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여기엔 주5일 근무제 실시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인터넷뱅킹과 홈페이지를 하나의 ID로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계좌조회와 자금이체도 하나의 화면에서 간단히 이용할 수 있는 등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우리은행도 대출서비스를 다양화하는 한편 e메일 통지서비스,휴대폰문자 서비스 등의 부대 서비스도 확대했다. 조흥 국민 등의 은행들 역시 공과금납부 서비스 등을 확충하며 고객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