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문건설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이현 아티포트 사장(62)은 골프구력이 30년이다. 서울CC 운영위원장 겸 한양CC 이사회장이라는 직함이 말해주듯 김 회장의 골프 사랑은 대단하다. 70년대 초반 허리를 다치면서 치료 목적으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김 회장은 30여년 세월 동안 거의 거르는 날 없이 골프연습장에서 연습을 해오고 있다. "지금도 새벽 5시면 골프연습장으로 갑니다. 골프는 이제 제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골프를 처음 접하고 6개월 동안은 필드 대신 연습장에서만 실력을 갈고 닦았다. 그래서인지 첫 라운드에서 바로 1백타를 깼다. '싱글'에도 2년이 채 안돼 입문했다. 허리가 아파 스윙을 작게 하는 스타일이지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백30야드를 훌쩍 넘긴다. 베스트 스코어는 지난 80년 한양CC에서 기록한 2언더파 70타.홀인원은 96년 한양CC에서 딱 한 번 해봤다. 요즘은 70타대 후반에서 80타대 초반을 왔다갔다 한다. 김 회장의 골프관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겨야 한다'는 것.그래서 지나치게 엄격한 룰 적용에 반대한다. "골프의 룰은 프로나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을 위한 것이라고 봐요. 조기축구하면서 월드컵 룰을 원칙대로 적용하지 않습니다. 1주일에 겨우 한 번 나와서 하는 골프인데 '멀리건'도 주고 어려운 퍼팅에 대한 기브도 주면서 즐겁게 라운드해야 합니다." 그는 "낚시꾼에게 놓친 고기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속성이 있는 반면 골퍼는 놓친 쇼트퍼팅의 길이가 자꾸 짧아지게 됩니다. 지나치게 스코어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골프 스트레스'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룰 적용에 관대한 대신 남을 위한 배려는 엄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벙커 정리를 하지 않는다든지,다른 사람이 치려고 하는데 연습스윙을 한다든지,목욕탕에서 떠든다든지 하는 등 남을 의식하지 않는 행동은 자제해야 합니다. 골프는 룰을 지키는 것보다 예의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 회장은 턱없이 부족한 골프장 탓에 골프가 일부 돈 많은 사람의 운동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골프장 개발은 자연환경을 오히려 아름답게 되살릴 수 있습니다. 골프장이 많이 들어서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