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이 27일 무선인터넷 플랫폼으로 미 퀄컴의 '브루'를 채택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를 앞세워 중국 시장을 개척하려던 우리 정부와 업계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차이나유니콤과 퀄컴은 이날 차이나유니콤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네트워크기반 무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브루 플랫폼을 채택키로 합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차이나유니콤은 '브루'를 기반으로 올해말부터 게임 엔터테인먼트 위치확인 날씨 뉴스 채팅 전자상거래 등 각종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차이나유니콤의 CDMA 방식 휴대폰 가입자는 올초 서비스 개시 7개월여만에 1백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브루'는 퀄컴이 개발한 무선인터넷 플랫폼으로 국내에선 KTF가, 일본과 미국에선 각각 KDDI와 버라이존 와이어리스 등이 쓰고 있다. 또 브라질 최대 이동전화사업자인 텔레스프 셀룰라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미국의 알텔사도 3개 도시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플랫폼은 PC의 윈도처럼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운영 소프트웨어다. 차이나유니콤과 퀄컴은 이와 함께 중국내 합작 기업을 설립, 중국내 '브루' 전문가를 육성하고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키로 했다. 차이나유니콤과 퀄컴의 이번 계약으로 그동안 우리 정부와 업계가 중국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무선인터넷 플랫폼 공동 개발·사용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업계와 협력해 한국형 표준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를 이미 개발, 중국내에서 시연회와 기술 세미나 등도 가진 상태다. 또 정통부는 지난 5월 '위피'를 국제표준제정포럼(3GPP)에 국제표준으로 제안했었다. ETRI 이동단말플랫폼 연구팀 박남훈 팀장은 "현재 '위피' 상용화 작업이 진행중이며 차이나유니콤이 '브루'와 함께 앞으로 위피를 채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중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도 현재 여러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사용해 시험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