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월가는 전쟁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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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와의 전쟁에 대해 부시 행정부 안에서조차 찬반이 엇갈리는 등 미국 조야가 시끄럽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일뿐 전쟁은 불가피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강경론자들의 입지를 넓혀줄 9·11테러 1주년이 가까워 오면서 전쟁에 대한 얘기들이 신문지면을 넓혀 나가고 있다.
월가의 입장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쟁을 원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증권회사 석유애널리스트들이나 시장전략가들의 보고서는 조심스럽지만 전쟁이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란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다.
단기적인 충격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들이다.
존 행콕 금융서비스의 빌 체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을 하면 미국은 이긴다"며 "단기적으로 유가가 오르는 충격이 있겠지만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펴고 있다.
석유산업연구소의 로렌드 골드스타인 소장은 '단기적인 충격'도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지금은 1990∼91년의 이라크전쟁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당시는 이라크의 석유수출중단으로 수개월간 공급부족 현상을 겪었지만,이제는 중남미 캐나다 러시아 등의 공급확대로 수일 또는 수주내에 공급부족이 해소될 것이란 자신감이 담겨 있다.
푸트남 투자증권의 로버트 굿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걸음 더 나간다.
"전쟁 후 복구사업이라는 '보너스'가 기다릴 것이고,미국에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설 경우 미국의 석유가격통제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으로 GDP(국내총생산)가 증가하는 등 2년째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 경제 전반에 숨통을 터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정책연구원인 마이클 오할론은 "전쟁이 일어나면 연평균 50억∼2백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는 데 이것이 GDP를 증대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지적한다.
전쟁우려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판스탁증권의 파넬 가이트 애널리스트는 "후세인이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 주변국의 석유수송라인을 파괴할 경우 유가가 당장 배럴당 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걱정한다.
그러나 이런 견해는 소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