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산신도시 주엽동 문촌마을 우성아파트 22평형에 사는 회사원 김승재씨(35)는 오는 10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집주인이 최근 전세금을 올려주거나 월세로 돌리자고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김씨가 2년 전 계약한 전세금은 6천5백만원.집주인은 8천5백만∼9천만원으로 전세금을 올리겠다고 통보해 왔다. 김씨는 집주인의 요구를 따를지,아니면 아파트를 구입할지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김씨의 경우처럼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의 고민이 심각하다. 통계적으로 올해 전셋값 상승률이 지난해보다는 낮지만 전세계약 기간을 따져 상승률을 계산하게 마련인 개인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전체 통계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24일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前週)대비 0.70%였던데 반해 올 8월24일의 변동률은 0.22%에 불과하다. 올 7,8월 내내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통상 전세계약 체결 시점인 2년 전에 비하면 전셋값 상승률은 40%를 육박한다. 김씨 아파트의 경우도 집주인 요구대로라면 2년 전에 비해 전세금 상승률이 30∼38%에 이를 정도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전셋값 동향과 전망=아파트 매매값이 서울의 경우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뛰고 있지만 전셋값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오르내리는 추세다. 7월 첫째주에는 중랑구의 전셋값 상승률이 전주대비 0.39%로 서울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지난 16일엔 서울 강북구의 전셋값 상승률이 0.97%에 달했다. 해당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전세수요가 몰리면 전셋값이 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추석 때까지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다가 추석 이후에는 오름세가 가라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최근 몇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았으면서 교통여건이 떨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내집마련 전략=전셋값 인상폭이 자신의 예상보다 크다면 아파트 매입에 적극 나서 볼 만하다. 전세에서 내집마련으로 갈아타려면 대개는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야 한다. 대출금 범위는 자신의 소득에서 3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다. 월소득이 2백만원이라면 매달 나가는 금융비용이 60만원을 초과해선 안된다는 얘기다. 서울에선 일단 동시분양 청약을 노크해야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값이 덜 오른 분양권 매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