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뉴욕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이었다. 외국인이 현선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도 공세를 퍼부으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62포인트, 1.45% 낮은 724.17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59.18로 0.22포인트, 0.37% 하락해 사흘째 조정 국면을 연장했다. 이날 증시는 월요일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주택경기호조 등으로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소식으로 소폭 상승 출발한 뒤 외국인 매물 확대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이틀째 매도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주가지수선물을 사상 최대 규모인 1만계약 이상 처분하면서 약세를 부추겼다. 또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이날로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최근 반등의 한 축을 이룬 버팀목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아울러 반도체 가격 하락, 국제 유가 상승 등이 부담을 더한 가운데 일본 등 아시아 주요지수와 나스닥선물지수가 내림세를 지속한 점도 추가하락에 무게 중심을 싣게 했다. 시장에서는 종합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 돌파에 실패한 이후 사흘째 약세를 지속함에 따라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마무리, 반도체 가격 반락 등으로 20일선까지의 하락을 염두에 둔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다만 이날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과 외국인의 누적순매수 포지션 청산으로 수급 여건이 다소 개선된 데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점을 감안할 때 720선 아래에서는 매수 타이밍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시장은 화요일 미국에서 발표되는 내구재주문, 소비자신뢰지수에 따른 뉴욕증시 반응과 삼성전자의 주가 추이에 따라 방향성을 드러낼 전망이다. 박스권 시각을 유지하고 기술적으로 대응할 시점으로 관측된다. 업종별로는 은행, 건설, 운수장비, 전기전자, 철강금속, 화학, 반도체, 통신서비스 등이 대부분 하락했다. 순환매가 유입된 섬유의복업종이 3% 이상 가장 큰 폭 올랐고 의료정밀, 운수창고, 인터넷, 방송서비스 등이 소폭 상승했다. 지수관련주가 비교적 크게 빠졌다.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KT, 한국전력, 현대차, 신한지주, KTF, 강원랜드 등이 동반 하락했다. LG홈쇼핑, CJ39쇼핑, 삼성전기, 아시아나항공 정도가 오름세를 유지했다. ‘델타정보 사건’ 관련주는 등락이 갈렸다. 델타정보통신이 사흘째 하한가로 추락했고 대우증권은 강보합권을 회복했다. 인증보안 관련주인 소프트포럼, 이니텍은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006억원, 39억원을 처분했고 기관은 1,641억원, 24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거래소 1,489억원, 코스닥 70억원 ‘사자’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매도가 매수를 압도하며 지수관련주에 압력을 행사했다. 프로그램 매도는 2,795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493억원 유입되는 데 그쳤다. 국내외 경제지표를 앞두고 거래 감소가 이어졌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억8,537만주, 2조344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는 2억5,078만주, 8,158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현선물 매도와 대량의 프로그램 매물로 약세가 이어졌지만 20일선 위에서의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월 말과 월 초를 거쳐 국내외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그에 따른 증시의 반응에 따라 추가상승과 반락이 결정될 것”이라며 “추세결정 전까지는 20일선과 60일선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