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금융사고 빈발 속수무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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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금융사고들이 잇달아 터져나오고 있다.
99년 이후 3년6개월 동안 1천55건의 금융사고가 터졌다니(본지 26일자 1면) 감독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또 금융회사들은 기본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이나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런 상황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도 금액으로 8천3백11억원에 이른다는 것이고 보면 올 연말이면 전체 사고규모가 조단위는 쉽게 넘어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직 적발되지 않았거나 내부적으로 쉬쉬하며 은폐한 사례들까지 합치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금융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추정하기조차 두려울 정도다.
지난 2년여 동안 증권시장과 외환시세가 급격하게 변동해왔음을 고려하면 과거 다이와증권이나 베어링은행 사건같은 초대형 손실 은폐 사고가 터져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어서 금융권 전체가 사건과 사고의 살엄음판 위에 서있는 꼴이라고 할 만하다.
문제는 잇단 금융사고의 원인을 금융종사자 개인의 도덕불감증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권이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겪는 과정에서 내부통제 장치가 급격히 약화된 것은 아닌지 우선 그점이 걱정스럽다.
금융사들이 안정성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고 내부조직 또한 효율성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업무 위험성에 대한 감시 및 통제기능이 실종 내지는 약화되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본다.
내부통제는 금융사 경영의 기본이라고 할 만하지만 요즘 그런 문제에 주목하는 은행을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금융사들은 최근 2,3년 동안 수천억원대의 컨설팅 비용을 지출해왔지만 가장 중요한 내부통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돈을 썼다는 금융사는 별로 없다.
이번의 대우증권 계좌도용 사건만 하더라도 대우증권과 현대투신 양쪽 모두 사이버 위험관리 체제가 전무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허술하기는 감독당국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이 본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은행합병 등 구조재편에만 골몰하는 사이 일상적인 감독 및 통제기능은 형체조차 찾을 수 없게 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금융감독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감독'이다.
통합 금융감독원이 출범한 이후 3년여동안 이토록 많은 사건사고가 터지고 있다면 이는 역시 감독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금융사의 영업과 관리,기장과 확인 등 전 업무분야에 걸쳐 서둘러 위험관리 체제를 구축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