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현대하이스코와의 핫코일(열연강판) 공급관련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특별6부(재판장 이창구 부장판사)는 27일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조치명령 등 취소청구 소송에서 "공정위가 지난해 3월 포스코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16여억원의 과징금을 물린 것은 정당하다"며 포스코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포스코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키로 했다. ◆ 핫코일 분쟁과정 =지난 2000년 12월 현대하이스코가 포스코에 자동차 냉연강판용 핫코일을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면서 분쟁이 불거졌다. 현대하이스코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이에 반발, 포스코에서 가져다 쓰는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연간 1백만t에서 50만t으로 대폭 줄였다. 이 과정에서 두 기업간의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자원부가 나서기도 했으나 무산됐다. 결국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입해 포스코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핫코일 공급거부를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포스코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시정명령 취소 행정소송을 냈다. ◆ 포스코 입장 =법원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지만 관련 핫코일의 생산 및 판매 여건상 기존 고객과의 관계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대법원에 상고키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동차 강판용 핫코일은 자체 냉연공장의 중간소재인데다 경쟁제품이므로 경쟁사에 판매할 수는 없으며 거래대상도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핫코일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품목으로 현재 핫코일공장을 1백% 가동하고 있으나 장기 구매자인 동부제강 연합철강 등에서 요청하는 기존 물량도 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대하이스코에 판매하려면 이들 장기 고객사의 물량을 조정해야 하는 탓에 상관례상 곤란하고 세계적인 철강분쟁 때문에 현실적으로 핫코일 공장을 더 늘리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 현대하이스코 입장 =향후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번 판결은 업계가 상생발전하고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일본 가와사키제철에서 50만t 등 연간 총 1백80만t의 핫코일을 수입해 냉연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용 냉연강판 생산량은 연 1백20만t으로 이중 1백만t을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포스코에서 자동차용 냉연강판 원료인 핫코일을 갖다 쓰면 그만큼 안정적인 공급선이 확보돼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한다"며 "공급과잉인 핫코일을 한국에 수출하는 일본 업체들에 대한 가격 협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태철.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