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조정'...급락 부담 줄였다..삼성전자 자사주 '종료'로 흐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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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방침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공교롭게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변하고 있다.
지난 26일 1만4천계약까지 선물순매수규모를 늘렸던 외국인은 이날 1만1천계약 이상을 털어냈다.
외국인의 포지션 변화로 종합주가지수는 27일 1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720대로 밀렸다.
사흘 연속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완료,1조원대 가까이 늘어난 매수차익거래 잔고,외국인의 급격한 선물매수 규모 등이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해 조정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방향성에 대해선 급등락장세보단 완만한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전문가들은 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여부를 지켜보면서 개별종목 중심의 방어적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급락부담을 줄여주는 선(先)조정=외국인은 이날 현·선물을 대거 내다팔며 향후 조정에 대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1천억원이상의 현물을 팔았다.
선물은 1만1천7백여계약을 털어내며 누적순매수 규모를 급격히 줄였다.
그러나 하루에 1만계약이상의 선물매도와 이에따른 2천3백억원의 프로그램매도 물량을 감안할 때 종합주가지수가 10포인트 안팎의 하락에 멈춘 것은 상당히 선방한 셈이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위원은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6일 이후 상승과 비슷한 패턴을 밟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심 연구위원은 "현재 외국인이나 기관의 포지션을 볼때 지수 급락으로 이로울 게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에 별다른 충격없이 1만계약이상의 선물을 매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전일 미국증시의 반등에도 불구,외국인이 현 ·선물을 팔아치운 건 부담스럽지만 최근들어 과다하게 늘어난 선물매수 규모와 매수차익거래 잔고를 줄였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대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외국인의 선물누적매수 규모는 3천계약,매수차익거래 잔고는 6천8백억원대로 줄어들었다.
◆개별종목 중심의 대응전략이 바람직=전문가들은 약세장이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추격 매수보다는 개별종목 중심의 대응을 권하고 있다.
신성호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주일 사이에 1만계약을 샀다 팔았다 하는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선물시장에 투기적인 세력이 개입했다는 것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할 때 선물을 사들이기 시작한 외국인이 자사주 매입 완료시점이 다가온 이날 한꺼번에 선물을 털어낸 게 눈길을 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시장을 견인해 왔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추춤해진 만큼 지수탄력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종목별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것.
SK증권은 외국인의 매도전환 등으로 당분간 조정장세를 피할 수 없다며 '선조정'을 거친 종목에 관심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현정환 SK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기업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칠 만한 돌발악재가 아니라면 주가는 시간을 두고 제자리를 찾아가게 마련"이라며 "수급 악화로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원래 수준으로 회귀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도 "신규 매수는 방어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불확실한 기업경영 환경에선 자사주 취득 등의 방식을 통해 주가방어에 나설 여력이 있는 현금보유 금액이 많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