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금융감독위원회가 내놓은 '할부금융 자회사를 통한 소비자금융 허용방안'에 대해 '진입 규제가 너무 많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새로운 영업무대가 열리게 됐다는 점에서는 반기는 기색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금업 진출을 모색해온 은행들은 자회사 설립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 은행들의 불만 =금감위는 할부금융회사의 신용대출 업무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사실상 대금업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을 만들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할부금융 시장이 신용카드에 밀려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할부금융사의 대금업무 비중을 절반 이하로 제한한다면 시장성이 불투명하다는게 은행들의 지적이다. 대금업 진출을 준비해온 은행 관계자는 "할부금융사의 주업무(할부금융)와 부수업무(대금업)를 명확히 구분, 부수업무가 전체업무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함에 따라 사업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 서민금융시장 지각변동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할부금융자회사 설립에 나설 경우 서민금융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씨티그룹이 출자한 씨티파이낸셜이 전국 영업망을 구축한 데다 일본계 대금업체들이 점포신설 등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가세함에 따라 '소비자 금융'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씨티파이낸셜은 이미 지난달 4일 서울 명동에 제1호점을 낸데 이어 대전 대구 광주 등지에 차례로 영업점을 내고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걸고 나섰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BNP파리바 자회사인 세텔렘과 합작으로 연내 대금업 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밖에 국민.한미.조흥은행과 우리금융 등도 대금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한편 은행의 공신력과 영업망을 등에 업은 할부금융 자회사의 소비자금융업 진출로 할부금융사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신장되는 반면 상호저축은행의 점유율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