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만에 하락, 1,200원에 걸쳤다. 장중은 물론 막판까지 1,200원을 둘러싸고 달러/엔 환율과 포지션 이동에 따른 박스권내 레벨이동이 잦았다. 달러/엔 환율이 상승 기대와 달리 118엔대로 급락, 달러/원의 하락을 유도했다. 그러나 원화와 엔화 강세 속도 차이로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0원 근방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업체 네고물량 공급이 원활치 않아 시중 포지션은 넉넉하지 않았으며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이틀 내리 1,000억원 이상을 기록, 환율 하락에 부담을 안겨줬다. 역외세력은 매수와 매도가 혼재됐으며 국책은행의 거래패턴이 시장 참가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역외선물환(NDF) 정산물량을 둘러싼 역내외의 매매동향이 관건인 가운데 달러/엔의 상승이 여의치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엔/원이 많이 올라 네고물량 공급 가능성 등으로 1,200대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전반적으로 1,190∼1,210원 박스권을 벗어나긴 힘든 상황.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30원 내린 1,20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 고점은 1,204.60원, 저점은 1,197.90원을 기록했다. 환율 하루 변동폭은 6.70원을 가리켰다. ◆ 추가 하락 가능성 = 달러/엔 환율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밤새 뉴욕 증시와 미국 8월 소비자신뢰지수 및 7월 내구재주문 발표에 따라 등락이 예상되지만 미국의 이라크 공습 시사가 돌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대내적으로 수요일 NDF정산관련(픽싱) 역내 매물이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매도에 나선 세력도 있는 반면 역외세력의 롤오버성 매수세가 얼마나 나와줄 것인지가 관건.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에 비해 달러/원 하락폭이 크지 않아 포지션이 부족한 느낌이었다"며 "부족한 달러공급에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분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은 NDF정산관련(픽싱) 역내외의 싸움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가 시장의 관심사"라며 "1,210원은 일단 높다는 인식이 강하고 1,200원에서 위아래 5원 범위에서 저울질 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밀리면서 달러되팔기(롱스탑)이 나왔으나 실제 달러공급은 많지 않았다"며 "달러/엔은 119엔대에서 계속 막혀 추가 상승이 어렵다고 보고 다시 아래쪽으로 테스트할 심산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엔/원이 높아 네고물량이 공급될 가능성이 있고 NDF픽싱 역내 매물이 3∼5억달러 가량되기 때문에 섣불리 달러매수(롱)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내일 외국인 순매도에 따른 부담이 약간 있으나 1,190원대 초중반까지 내려설 여지가 있고 1,200원대에서는 물량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엔 118엔대 반락 = 달러화가 밤새 뉴욕 증시 상승에도 불구, 미국의 이라크 공습과 8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우려로 약세로 전환했다. 26일 뉴욕장에서 119.68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118엔대로 진입하는 반락흐름을 탔다. 개장초 오름세를 보이던 달러/엔은 저항선인 119.80엔을 뚫지 못하고 미국의 이라크 공급 가능성이 퍼지며 시장은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정리했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장에서 118.58엔까지 하락폭을 키웠으나 조정되면서 오후 4시 53분 현재 119.05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장중 100엔당 1,010원대까지 도달한 뒤 같은 시각 1,007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004억원, 38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이틀 내리 1,000억원 이상의 주식순매도를 기록, 역송금수요가 축적돼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80원 낮은 1,204.50원에 출발한 환율은 9시 33분경 1,202.80원까지 내려선 뒤 한동안 1,203원선을 맴돌다가 역외매수세 등으로 10시 34분경 고점인 1,204.6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달러/엔 추가 하락 등으로 손절매도가 촉발된 환율은 1,200원이 무너지며 차츰 낙폭을 키워 11시 57분경 1,199.20원까지 미끄러진 뒤 1,199.6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1.60원 낮은 1,198.0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1시 32분경 저점인 1,197.90원까지 하락한 뒤 저가 매수세가 득세하며 2시 47분경 1,200.50원까지 상승했다. 한동안 1,200원선을 거닐던 환율은 재상승, 3시 36분경 1,201.50원까지 올라섰으나 달러/엔의 재반락으로 55분경 1,199.1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후 환율은 1,200원을 경계로 위아래 시소하며 치열한 매매공방을 펼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4,6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9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5억1,000만달러, 4억9,000만달러가 거래됐다. 28일 기준환율은 1,201.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