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나흘째 내렸다. 뚜렷한 상승계기를 찾지 못하고 외국인의 투기적 선물매매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에 흔들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전날 미국 시장은 소비자신뢰지수 악화와 내구재주문 호조 등 엇갈린 경제지표속에서 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급락해 부담을 안겼다. 이에 연동하듯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사흘째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매도공세를 펼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여기에 코스닥업체의 시세조정 혐의가 줄줄이 드러나면서 최근 상승폭이 컸던 개별주의 급락세도 두드러졌다. 28일 종합지수는 724.05로 전날보다 0.12포인트, 0.02%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58.65로 0.53포인트, 0.90% 하락했다. 개장초 720선이 무너지며 시작한 뒤 프로그램 매수로 73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장후반 다시 하락전환했다. 거래가 줄며 거래소는 6억 4,300만주와 2조원에 그쳤다. 코스닥은 2억 7,600만주와 8,8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 가운데 반도체 현물가 약세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급락속에 닷새째 하락하며 33만원대를 내줬다. 반면 SK텔레콤, KT, 한국전력, KTF, 국민카드, 기업은행, 현대차 등은 오르며 낙폭 방어에 기여했다. 모디아, 솔빛텔레콤, 아일인텍, 에이디칩스 등이 시세조정혐의로 고발되며 동반 하한가로 급락했다. 피치사의 신용전망 상향으로 외환은행이 3% 올랐고 동양종금증권, 한화증권, 경향건설, 현대건설 등이 2~3%가 올라 은행,증권,건설주 등 저가 대형주로 매수세가 몰렸다. 타이어부문 매각기대감으로 금호산업이 7% 올랐고 LG생명과학우선주는 분할상장된 이후 9일 연속 상한가행진을 펼치며 주가가 3만4,600원을 기록해 보통주와의 차이를 넓혔다. 업종별로 전기전자, 섬유의복, 철강금속, 소프트웨어, 인터넷, 디지털컨텐츠, 컴퓨터서비스 등이 내렸고 금융, 운수장비, 전기가스, 건설, 증권 등은 올랐다. 두 시장의 하락종목수가 909개로 상승 588개를 넘었고 코스닥시장은 532개가 내려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이 거래소 1,224원, 코스닥 6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코스피선물은 4,478계약 순매수하며 프로그램 매수를 유도했다. 개인은 거래소 13억원 순매수, 코스닥 39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순매수는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737억원이 기록됐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시장에 조정에 대한 경계심리가 팽배한 모습이며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라며 "20일선 지지력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720선에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없지만 좁은 박스권 속에 지지부진한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