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이 마무리되고 있어 집값도 조만간 진정될 것입니다. 강남에 비해 덜 오른 외곽지역이 조금 오르고 있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동향 조사를 맡았던 건설교통부 주택정책 관계자는 조사결과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단순한 동향 파악이었기 때문에 보고서를 만들지 않았고,아파트값 변동폭도 생각만큼 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석이 지나면 집값이 이전 수준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다. 이 관계자 말대로라면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시장은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이사철을 맞아 '약간의 변동'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는 그의 시각과 달리 '별 문제가 없는'것 같지 않다. 지난 주말 서울 목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35평형 아파트가 매물로 나오자마자 하루만에 매매가 성사됐다. 매매가는 작년 10월 시세인 2억2천만원보다 1억1천만원이 오른 3억3천만원이었다. 그나마 아파트 구입자와 중개업소가 매도자에게 사정하다시피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같은 사례는 서울과 수도권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 볼 수 있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측의 귀띔이다. 건교부 주택정책 관계자의 전망대로 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진정될지도 모른다. 정부 관련부처들이 집값을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으니 기대해 볼 만하다. 하지만 집값 상승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공급부족,저금리가 사라지기 전에는 언제든 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올 들어 네차례나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발표 당시만 약발이 반짝했을 뿐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변죽만 울리면서 병의 내성을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는 언제까지 다 오른 뒤에 뒷북만 치고 있을 겁니까. 전셋값을 못 올려줘 이리저리 쫓겨다니는 서민들의 심정을 한번이라도 헤아려 봤습니까." 부동산중개업소 문을 나설 때 들려 온 한 서민의 목소리를 정부 당국자는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유대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