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시장의 '성장한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선통화 발신량이 2014년께면 '제로(0)'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이동통신도 새 서비스가 보편화되지 않는 한 앞으로 큰 폭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에는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수익구조 개선과 미래사업 투자를 게을리하면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 유선통신 =최근 KT가 정보통신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KT의 시내.시외.국제전화 등 유선전화 통화량은 지난 1996년 이후 연평균 10.8%씩 줄어들고 있다. 시내전화의 경우 96년 7백73억분이던 통화량이 올해는 3백41억분으로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유선→이동전화(LM) 통화량은 96년 18억분에서 지난해 2백18억분으로 급성장했지만 올해는 1백98억분으로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KT의 올 상반기 매출은 1% 증가하는데 그쳤다. KT는 LM 통화마저 감소하고 있어 이런 추세대로라면 2014년에는 유선전화 발신량이 '제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올 연말께면 이동전화 발신량이 유선 발신량을 처음으로 추월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양종인 동원증권 수석연구원은 "KT 등 유선업체의 성장성은 앞으로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도 찾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도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이나 무선 초고속인터넷 등 부가사업을 계속 개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 무선통신 =이동통신 업체들도 상반기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리기는 했지만 성장세는 크게 꺾이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상반기 매출 증가율은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9%에 머물렀다. 99년 21%, 2000년 34% 성장했던 것이 한자릿수 성장시대를 맞은 것이다. LG텔레콤도 올 상반기중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이미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요금은 꾸준히 인하되고 있는게 주요인이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 업체들은 무선인터넷 시장과 cdma2000 1x, EV-DO 등 새로운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cdma2000 1x, EV-DO 등 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 서비스는 비싼 요금 등으로 인해 아직 가입자가 5천여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구나 비동기 방식 IMT-2000은 수요 불투명으로 서비스 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는 형편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