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올 1∼7월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작년 동기에 비해 1백%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부동산 인플레를 부채질했다는 지적과 함께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은행들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 9개 은행의 7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6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4조6천억원이나 늘어났다. 이는 작년 동기(2001년 1∼7월) 증가액(12조6천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은행별로 보면 한미와 우리은행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3백% 이상 늘어났다. 또 제일 조흥 서울 등도 1백%가 넘는 신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것은 부동산 투기열풍으로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다 은행들도 위험이 거의 없는 주택담보대출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때 담보설정비를 면제해주는 등 고객들에게 각종 '당근'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른 비용부담이 은행경영에 짐이 되고 있지만 먼저 폐지할 경우 고객이탈을 우려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일부 은행들은 담보인정비율 및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은행권의 가계대출중 절반 가량을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실정"이라며 "부동산 거품 붕괴에 대비해 각 은행들은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