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계좌 도용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9일 델타정보통신 주가조작·불법매수매도 과정에서 현직 증권사 직원 3명을 포함,모두 7명을 검거했다. 해외 도피했던 대우증권 직원 안수영씨를 압송한 경찰은 "사채업자 등 전주들과 증권사 직원 등이 짜고 델타정보통신 주가를 끌어올리는 머니게임으로 매매차익을 노렸으나 계속적인 자금 확보가 어려워 대출과 사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기관계좌를 불법 도용해 차익을 내려다가 실패한 사건"이라고 수사 결과를 밝혔다. 경찰이 밝힌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은 K증권 투자상담사였던 정래신씨와 대우증권 안수영 대리의 형인 안모씨. 이들 두 사람은 속칭 바지 사장으로 임천무씨와 장경묵씨를 내세워 델타정보통신 주식을 인수했다. 주가 조작의 재료를 만들기 위한 인수계약금으로 7억원만을 지불했다. 나머지 잔금 63억원은 나중에 주식값을 끌어올려 갚을 요량이었다. 정씨와 안씨는 주가조작팀을 구성,본격적인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 지난 7월2일 1천2백40원이던 주가가 8월22일 5천4백60원까지 오르면서 작전이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중도에 작전세력 일부가 이탈하고 자금이 부족해지면서 주가가 두 번 하락하는 등 불안정하게 됐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주식담보 대출이 어려워졌다. 이들은 할 수 없이 사채 자금을 끌어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무리한 자금조달과 주가 조작은 사채 이자까지 내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아갔다. 안씨는 기관투자가가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는 소문을 흘린 뒤 친동생인 대우증권 안 대리를 사주,현대투신 계좌를 도용해 주식을 매각했다. 안 대리는 10억원을 받고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작전세력은 회사 경영보다는 주가 조작의 재료 확보와 주식 매집을 위해 델타정보통신 지분을 인수했던 것이다. 주가를 띄운 뒤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 잠적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주가 조작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보유 지분의 장내 매각으로 작전을 바꾼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델타정보통신 사건의 주모자들이 자금을 댄 사채업자와 이면계약을 맺었지는 아직 최종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은 대주주 지분변동을 재료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한탕 하려 했던 '실패한 작전'이 됐다. 그러나 주가조작 과정에 여러 증권사 직원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는 점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앞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