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노 김직승 구자영 김양묵 강문희. 이들은 오랫동안 중소기업협동조합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기업인들이다. 대부분 5∼20년가량 업종별 협동조합 이사장이나 연합회장을 역임했다. 또 올해 초 정기총회에서 그만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조합의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6개월이 됐다. 이들은 대부분 수출확대 품질개선 등 기업 경영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몇몇 인사들은 사회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가장 왕성하게 대외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이국노 전 프라스틱조합이사장(지주 회장). 10년 동안 조합을 이끌었던 이 대표는 올 3월 창립한 한국플라스틱재활용협회 회장으로 뛰고 있다. 이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협회 사무실에 거의 매일 들러 일일이 재활용사업을 챙기고 있다. 검도 7단인 이 회장은 서울에 무도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검도를 특별한 사람만이 배우는 무술의 경지에서 한걸음 나아가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 만들자는 것이다. 귀금속연합회장을 역임했던 강문희 에스더블류넷 회장은 기협중앙회 자문위원과 민주당 중기특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사 제품의 수출확대 등 해외사업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강 대표는 "올해를 해외 진출의 기반을 다지는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 재직시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귀금속업계 대표를 이끌고 미국으로 건너가 수출개척 활동에 나서기도 했었다. 올해 자사 수출목표를 7백만달러 이상으로 잡고 있다. 또 내수 매장을 현재의 5개에서 20개로 늘리기 위해 뛰고 있다. 15년 동안 대한인쇄연합회 회장을 맡았던 김직승 태양당인쇄 대표는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대외활동을 모두 접었다. 대신 안양시 석수동 공장에서 살며 인쇄품질 개선 등 회사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땀흘리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13년 동안 완구조합 이사장을 역임했던 김양묵 코스모개발 대표는 지병으로 자택에서 요양하면서 충북 청원 공장을 1주일에 한번 정도 방문해 회사 일을 챙기고 있다. 이밖에 구자영 케이티전기 대표는 18년 동안 이끌던 조선기자재조합 이사장직을 내놓은 뒤 생산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기름때를 묻혀가며 선박관련 부품 생산과 수주에 전념하고 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