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협력위원회에서 대북 쌀지원이 합의됨에 따라 북한에 쌀을 보내기 위한 준비가 시작됐다. 지원될 쌀은 99년, 2000년산 40만t(278만석)으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추석전에 첫 배가 북한에 도착할 수 있지만 전체 물량이 모두 전달되기까지는 6개월 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농림부는 30일 남북간 합의서가 체결됨에 따라 정부쌀을 관리하고 있는 각 시.도와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별로 재고량과 창고 여력 등을 감안, 지원에 동원될 물량을 배정한뒤 곧바로 가공과 수송작업에 착수키로 했다. 현재 정부 보유 쌀은 지역 농협들의 창고 등 전국적으로 5천800개 보관창고에 분산돼 있다. 지자체들은 이에따라 지역 농협 등과 함께 전국 136개 정부쌀 지정 도정공장에서 도정을 거쳐 40㎏짜리 포대에 포장하게 되는데 하루 10시간씩 풀가동하면 하루 5천500t의 가공이 가능하다. 이렇게 가공된 쌀은 인천, 군산, 여수, 목포, 마산, 울산, 동해 등 7개 항구로 수송돼 선박에 실릴 예정이다. 서둘러 진행할 경우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10일 정도이므로 남북경협위에서 약속한 3주내, 즉 추석 이전에는 북한으로 갈 쌀을 실은 첫 배가 출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쌀이 하역될 북한의 항구는 지난 95년 쌀지원때 이용됐던 나진, 흥남, 남포, 원산, 해주, 청진 등 6개항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원될 쌀을 북한에 모두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북한 항구들의 하역 능력과 기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지난 95년 당시에는 15만t을 보내는데 4개월 가량이 소요된 바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변수들이 있어 확언하긴 어렵지만 40만t을 모두 전달하려면 대략 6개월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 지원 과정에서 쌀 가공과 육상운송 비용은 500억원, 해상운송 비용은 8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쌀 자체의 비용은 중국산 최소시장접근물량(MMA) 쌀의 평균 수입가격인 265달러가 적용돼 1천270억원 수준이고 북한에 10년거치 20년상환의 장기저리(연1%) 차관으로 지원되는데, 일단 남북협력기금에서 농림부가 관리하고 있는 양곡관리특별회계에 이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웅기자 wo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