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미 기업들은 여전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CNN 방송이 29일 분석,보도했다. CNN은 "뉴욕시와 WTC 입주기업들이 본 피해에서부터 보험료와 보안비용 증가, 일자리 감소 등에 이르기까지 미 경제가 부담하고 있는 비용이 수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뉴욕시가 집계한 직접적 테러 피해액은 8백30억달러.테러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작년말까지 12만6천명으로 이중 5만7천여명이 내년말까지도 실직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방송의 설명이다. 방송은 "테러 직후 예상과 달리 유가가 떨어져 경제적 충격을 일부 흡수했지만 아직도 미 경제에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격탄 맞은 보험산업=보험정보연구소는 테러에 따른 보험업계 손실이 4백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역대 최고 손실액을 기록했던 92년 태풍 앤드루의 피해액(1백55억달러)을 크게 웃돈다. 게다가 보험회사들이 추가 테러에 대비,보험료를 30∼50% 올려 기업들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연간 수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파산 줄 잇는 항공·여행 업계=여행객 급감으로 항공업계가 최대의 불황을 맞았다. 소형 항공사인 미드웨이항공과 뱅가드항공은 영업을 중단했고 US항공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파산보호 신청을 경고받은 상태다. 자동차렌털 업계에도 불똥이 튀어 버짓그룹과 ANC렌털이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월트디즈니는 테마파크의 외국인 입장객이 30% 줄면서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타격 입은 제조업=제조업도 9·11테러에 희생됐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업체인 보잉이 그 대표적 예다. 보잉은 테러직전만 해도 올해 5백10∼5백20대의 민수용 항공기를 인도할 계획이었으나,지금은 3백80대로 낮춰 잡고 있다. 5개월이 지난 올해 초부터 제조업 경기는 테러충격을 다소 벗어나고 있다. 방송은 "9·11테러가 일반인들의 경제심리 뿐 아니라 저금리 등 경제의정책의 변화도 이끌어냈다"고 지적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