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톱박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북한방문 결정으로 양국간 국교정상화 교섭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 일본으로선 납치의혹 해소 및 북한핵으로 부터의 안전보장이,북한은 경제개혁에 필요한 자금 및 식량확보가 시급한 상황임을 감안할때 양측 지도자간의 만남이 의외의 좋은 결과를 낳을수 있기 때문이다. NHK방송은 30일 "미사일문제와 괴선박 사건 등으로 양측관계가 삐그덕거려 왔지만 양국 최고위층간의 정치적 결단으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열쇠는 북한이 어떤 카드를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 현안은=일본은 일본인 행방불명자에 대한 북한 납치의혹을 우선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는 지난 91년 1월 양국간 첫 수교회담 이래 협상의 걸림돌이 돼 왔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총리도 이날 "납치문제는 일본인 안전에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잘 얘기하겠다"며 거론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일본은 이와 함께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처(妻)의 고향 방문 허용을 강력히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가 방북하게 된 배경의 하나가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서인 만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문제에 대한 일본의 우려도 북측에 전달될 전망이다. 북한은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 문제를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 청산에 대한 북한의 해법은 2000년 4월 평양에서 개최된 제9차 북일회담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청산방안은 과거사 사죄 보상 문화재 반환 재일조선인 법적 지위 문제 등 4개항으로 요약된다. 일본의 대북 보상금 액수는 북한이 구체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지만 50억~1백억 달러 선에서 타결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기되어 왔다. 또 대규모 식량 지원과 75억달러에 달하는 경제협력 자금 요청도 예상되고 있다. 방북협상 어떻게 진행됐나=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방북사실을 밝히는 자리에서 "1년전부터 방북교섭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총리로 취임한 직후부터 1년간 공을 들여 왔다는 얘기다. 그리고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북.일 외무국장급 회담에서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달 26일 일본측 대표를 통해 "현안해결을 위해 북한이 진지하게 대화에 임해 줄 것"을 요청한 뒤 방북뜻을 전달했고,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용기있는 메시지에 감사한다"고 화답,전격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같은 결정은 각종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지금,국면 전환과 함께 아시아 외교의 주도권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있다는게 도쿄 외교가의 일반적 분석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