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문제는 시점이다. 미국증시의 조정에 이어 국내시장도 반등 뒤에 조정이 예상되는 시점이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지난주 외국인은 4천8백37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그중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도가 4천35억원에 달해 외국인 순매도의 83%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1%대로 떨어졌다. 2000년초 이후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곳은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결의한 KT였다. 순매수 규모만 2천5백억원에 달했다. 국민은행 신한지주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주에도 매수세가 일었다. 2·4분기중 은행의 실적이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예상보다 악화됐으나 3·4분기 이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듯하다. 반면 현대자동차 삼성전기 등은 주된 매도 대상이었다.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은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주 외국인 투자동향은 삼성전자 주가에 달려있다. 자사주 매입이 종료되면서 매물의 상당부분은 소화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려면 역설적이지만 한묶음의 대접을 받고 있는 해외 IT기업의 주가 안정이 중요하다. 당분간은 국내시장의 매수세 확충도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자사주 매입이 잉여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