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4회 정기국회가 2일 시작된다. 회기는 12월 10일까지 1백일간이나 연말 대선일정을 감안,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회기를 30일 정도 단축키로 합의함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을 조기 처리한 뒤 11월 8일께 사실상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회는 12월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사활을 건 주도권 싸움으로 인해 파란이 예상된다. 특히 '병풍(兵風)'을 비롯해 공적자금 국정조사와 총리서리 청문회,국정감사 등 '악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회기 내내 첨예한 대립이 계속될 전망이다. ◆해임안 부결과 쟁점들=한나라당이 단독 제출한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안 처리가 지난달 31일 무산됐다. 한나라당은 강행처리할 방침이었으나 민주당이 소속의원들을 동원,박관용 국회의장의 등원과 국회 본회의를 원천봉쇄함에 따라 해임안이 상정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된 것이다. 그러나 법무장관 해임안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한나라당은 "정기국회에서 다시 제출하겠다"(서청원 대표)는 입장을 분명히한 반면 민주당은 "해임안을 천 번을 내도 막아낼 것"(정균환 총무)이라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정권 권력형비리 의혹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 문제,총리임명동의안 등은 정기국회를 달굴 뜨거운 쟁점들이다. 1백13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과 주5일 근무제 도입,정부의 대북정책,정치개혁과 반부패 입법 등도 논란거리다. ◆여야 전략=초점은 12월 대선을 겨냥한 주도권 장악이다. 한나라당은 '비리로 얼룩진 현정권=민주당'의 등식을 적극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권력핵심부의 비리의혹을 모두 폭로키로 하고 '대통령 대선자금 커넥션' 등 6대의혹을 정리하는 등 총공세에 나설 태세다. 민주당은 이회창 후보 '흠집내기'에 사활을 거는 동시에 '한나라당의 독주와 횡포'를 강력히 성토한다는 전략이다. '9대의혹 특위'활동을 강화해 이 후보와 관련된 병풍과 빌라게이트,세풍 등에 대한 새로운 의혹 제기로 총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