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 강타] 하늘뚫린 강릉...도시 전체가 '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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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호 태풍 '루사(RUSA)'는 남해안으로 상륙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면서 강릉지방에 기상관측 사상 가장 많은 비를 뿌렸다.
지난달 31일 하룻동안 강릉지방에 내린 강수량은 무려 8백70.5㎜.1일 오후 3시까지 누적강수량은 8백98㎜다.
강릉의 8월31일 하루 강수량기록은 지난 81년 9월2일 장흥에서 수립된 5백47.4㎜의 최고기록을 21년 만에 갈아치운 것으로,1904년 기상관측 시작 이후 사상 최고 강수량이다.
강릉에서 1년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8월 한달간의 강수량 평년값인 2백88.2㎜의 3.3배가 하루에 쏟아졌고,강릉지역의 1년 총강수량인 1천4백1.9㎜의 62%가 이날 하루에 내린 셈이다.
이날 강릉에서는 또 시간당 강수량도 최고 1백.5㎜를 기록,지난 87년 7월16일 수립됐던 기록인 60㎜를 크게 넘어섰다.
8월 30∼31일 이틀간 내린 비의 양도 8백84.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강릉에 비가 집중된 것은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강릉 부근에서 만나 비구름대가 발달한데다 강원도의 지형적 요인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강원도 영동지방으로 저온다습한 동풍이 지속적으로 불어 강릉 부근에 '습윤대'가 형성된 상태에서 지상 1.5㎞의 찬 공기와 태풍이 몰고온 열대해상의 더운 공기가 강릉 상공에서 만나 집중적인 비를 뿌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