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은 국내 화장품 시장 선두업체다.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이 28%선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3위 경쟁업체들을 시장 점유율면에서 2배이상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들어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고가 화장품 부문에서 독주하고 있다. 고가 기능성 제품의 주요 유통채널인 방문판매망이 다른 업체에 비해 월등히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상반기 방문판매를 통한 매출액은 작년 동기에 비해 35% 이상 늘어났다. 역시 고가 브랜드 판매망인 백화점을 통한 매출도 45%나 증가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높은 브랜드 파워와 다양한 판매망을 기반으로 고가 화장품의 선점으로 하반기에도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원증권 김지현 애널리스트는 "올해 매출액은 1조1천2백여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15.8% 늘고 영업이익(2천80억원)은 27%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2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최고 실적경신 행진=뛰어난 시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성과 재무 안정성 확보에 모두 성공했다. 속성상 서로 상충되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함께 확보한 태평양은 그래서 증시에서 "태평양칩"이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다. 최근 3~4년 사이 매 반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6백36억원과 1천1백58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보다 15.4%와 13.0% 증가,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종증권 오승택 애널리스트는 "방문판매와 백화점을 통한 고가 화장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고 추석연휴 기간중 생활용품 판매까지 증가해 3.4분기의 매출은 작년동기에 비해 17.8%,영업이익은 27.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성장은 외환위기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기반한 것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9년 6천8백39억원선이었던 매출이 2000년 7천9백29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9천7백13억원으로 뛰어올랐다. 무차입 경영=기업 내실면에서 국내 최고다. 지난 96년 4.4%까지 내려갔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9년 11.36%,2000년 20.1%로 올라간데 이어 지난해에는 23.14%까지 높아졌다. 특히 96년 2천7백41억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지난해 사실상 "제로"상태로 들어갔다. 현금성 자산 등을 감안하면 지난 2000년부터 실질적인 무차입경영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순현금이 8백85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에따라 지난 2000년 이후 경상이익이 영업이익을 웃돌고 있다. 고성장 이어진다=태평양의 고성장 일등 공신은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고가 브랜드 화장품 시장에서의 판매 급증이다. 고가 제품의 핵심 판매망인 방문판매 매출이 지난해 3백9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7% 증가했으며 올 상반기엔 작년 상반기 대비 35%나 늘어났다. 마진율이 높은 헤라 설화수 등의 고가 화장품은 이미 전체 회사 매출의 50%에 달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전체 매출의 82%를 차지하는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올 상반기 24%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98년 24%이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7%에 이어 올 상반기 28%로 높아졌다"며 "태평양이 강점을 갖고있는 고가 화장품시장의 급성장을 감안할때 실적 성장 추세를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측은 또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오는 2004년까지 해외에서 1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향후 해외매출 비중을 현재 6%대에서 10%까지 끌어올리고 전세계 화장품업계 15위권으로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