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세계백화점의 박건현 사장은 요즘 비만 오면 신경이 곤두선다. 유통업의 특성상 궂은 날씨는 백화점 매출을 떨어뜨리는 최대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7,8월 매출 실적을 보면 잦은 비로 손님의 발길이 줄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7월 2백61억원,8월 2백12억원이란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6.9% 늘어났지만 평균 두자릿수 증가율과 비교하면 큰 감소치다. 이처럼 잘 나가던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 유통업계가 이번 수해로 매출 신장률이 둔화되자 "올 여름 장사를 망쳤다"고 울상이다. 이들 지역의 백화점 할인점 등은 매출이 예년 상반기 평균 신장률에 훨씬 못 미치자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마케팅에 고심하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할인점을 운영하는 서원유통의 경우 지난 7,8월과 7월의 매출이 각각 1백45억원과 1백50억원으로 작년동기보다 각각 11.5%,7.1%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 증가율 15%에는 크게 못 미쳐 울상이다. 잦은 호우에다 태풍까지 몰아친 8월은 7월보다 타격이 더 컸다. 대전의 간판 유통업체인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등도 목표치를 밑도는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6.8%의 매출 증가율로 실적이 저조했다. 지난달에는 10.9%로 증가율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7월 2.6%,8월 2%의 매출 증가율로 여전히 저조한 실적에 시달렸다. 대구지역의 대표적 유통업체인 대구백화점도 예년의 경우 매년 15% 가량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8∼9%선에 그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광주점은 지난 7월 한 달 1백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7%의 신장률을 보였다. 이는 올 상반기 월평균 10%대 신장률에서 한자릿수 증가율로 떨어진 수치다. 롯데백화점 광주점도 지난 7월 매출액이 2백82억원으로 지난해 2백75억원에 비해 2.5% 증가에 그쳤다. 8월 매출은 이보다 훨씬 낮은 2백34억원으로 4.2% 신장률을 보였다. 광주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휴가철인 7,8월은 전통적으로 비수기인데다 7월은 뒤늦은 장마로,8월은 태풍과 함께 잦은 국지성 호우로 인해 신장률이 너무 저조했다"고 말했다. 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