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0:25
수정2006.04.02 20:28
태풍 '루사'로 인해 농수산물 유통망이 곳곳에서 끊겼다.
특히 고랭지 채소 재배지역인 횡성 정선 평창 태백 등에서 나오는 채소의 출하량이 도로 두절로 급감하고 동해지역에서 출하될 오징어 등도 공급이 달리면서 농수산물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폭등하는 농산물가격=2일 서울시 가락시장에 따르면 지난 8월 하순까지 하루 기준 1천톤 가까이 공급되던 배추의 경우 8월31일 8백70톤,9월2일 8백78톤으로 하루 27% 가량 출하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5톤 기준 4백81만원에 거래되던 배추 값은 5백95만원으로 불과 열흘 사이 24%나 뛰었다.
무는 가격급등에 따라 출하량이 늘며 공급량이 태풍 전보다 오히려 늘었지만 가격은 태풍과 추석으로 인한 과수요로 지난 2일 4백4만원에 거래되면서 사흘사이 3% 가량 올랐다.
태풍 피해가 적은 경기도 지역도 많은 비로 인한 작업 지연으로 공급량이 모자라며 일시적인 가격 폭등현상을 보이고 있다.
8월 말까지 1만1천9백50원대(4㎏ 기준)이던 상추는 2만5천9백50원으로 두배 이상 치솟았다.
오이 값도 43% 정도 올랐다.
농림부 유통정책과 최희종 과장은 "최근 가격급등으로 농가에서 출하를 앞당기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 두절이 원인=수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남해를 중심으로 발생한 적조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활어 출하량이 30% 가량 줄어드는 등 수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동해고속도로의 부분적인 도로 침수로 속초 등 동해지역에서 올라오는 오징어 값이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수도권 수산물시장에서는 오징어 8㎏이 1만2천원에 거래됐다.
이는 태풍의 피해를 입기 전에 비해 30% 가량 오른 가격이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관계자는 "사상 최대의 태풍 피해로 갈치 고등어 조기 등 대중 어류의 반입량이 크게 줄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부 대책 먹힐까=해양수산부는 이같은 단기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수산물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오는 6일부터 보름간 매일 명태 2천톤,오징어 2천톤 등 정부 재고물량 7천1백36톤을 방출할 예정이다.
민간이 보유한 수산물 재고량 5만여톤도 출하를 적극 권고할 방침이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의 오영춘 부장은 "현재 부분적으로 단기적인 수급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지만 오징어와 명태 고등어 등은 정부와 민간부분의 냉동 재고물량이 풍부해 곧 가격안정세로 접어들어 추석물가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택·이정호 기자 limst@hankyung.com